
브렉시트 이후 25만 명 부족이라는 현실
2026년 7월, 영국의 건설 현장은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 앞에서 가파른 적응을 요구받았다. 2026년 7월 14일 The Guardian 보도와 영국 건설산업훈련위원회(CITB) 보고서는 현재 약 25만 명의 건설 인력이 부족하다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이다.
벽돌공과 목수, 전기 기술자 등 숙련공의 빈자리가 공사 지연과 비용 상승, 주택 공급 차질로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 사례가 던지는 핵심 교훈은 분명하다. 한국이 건설 인력 정책을 설계할 때, 단기 외국인 인력 도입과 장기적 국내 인력 양성의 비중을 지금 당장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같은 위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책의 속도와 일관성 결여다. CITB 보고서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EU 출신 노동자 유입이 급감했고,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2020년대 초)과 인구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2026년 현재 약 25만 명의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건설업자협회(FMB)의 존 스미스 회장은 같은 보고서 관련 인터뷰에서 정부의 비EU 숙련 노동자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일부 건설 직종을 숙련 노동자 부족 직업군 목록(Shortage Occupation List)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업계는 즉시 해결 가능한 더 과감한 조치를 원했다.
정책 변화의 속도가 산업의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자 현장에서는 비용과 일정의 재설계가 불가피해졌다. 수치의 무게부터 짚어야 한다.
CITB의 25만 명 부족 추정치는 단기적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결핍을 나타낸다. 건설 인력의 연령 분포와 숙련도 구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국내에서 필요한 숙련공을 채워 넣기란 물리적으로 어렵다. 브렉시트 이전에는 EU 국가들에서 비교적 빠른 노동력 유입이 가능했으나, 이 경로가 차단되면서 가용 인력이 급감했다.
일부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와 주택 공급 계획에서 인력 병목이 드러났고, 계약 지연과 예산 초과로 이어졌다. 숫자 하나가 현장 운영 전반에 미치는 파급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기 이민 완화와 장기 인력 양성의 병행 필요성
정책 반응의 한계도 뚜렷했다. 영국 정부의 숙련 직종 목록 추가 검토는 단기 대응 수단에 속한다.
목록 추가는 비자 문호를 넓히는 효과가 있으나, 자격 검증 절차와 행정 처리 속도에 따라 실효성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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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요구는 비자 허용에 그치지 않았다. 신속한 발급, 자격 인정, 현장 투입까지 전 과정의 간소화를 원했다.
이 지점에서 정부의 규제 설계와 행정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책의 '허용'과 '집행' 사이의 간극이 현장의 체감 문제를 키운 것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투트랙 전략의 현실성은 세 갈래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의 국내 인력 양성과 단기적 외국인 숙련 인력 유치 병행을 권고했다. 첫째는 직업훈련과 도제(apprenticeship) 시스템 강화, 둘째는 특정 기간 한시적 근로비자 도입, 셋째는 자격 인정·재교육 프로그램 병행이다.
이 세 갈래를 동시에 가동하려면 재정과 행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단기 비자 도입 시 불법 취업·착취 방지 장치와 고용주 책임 강화 규정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부분에서 한국의 인력사무소와 공급망 관리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론도 존재한다.
정치적·사회적 반이민 정서 때문에 이민 완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영국 내 일부 여론은 이민 규제 완화를 경계했다. 그러나 산업적 손실과 주택 공급 차질은 국민 생활비와 주거 안정성 문제로 직결된다.
단기적으로 특정 숙련 인력의 유입은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국내 훈련 투자는 외국 인력 의존도를 낮춘다.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하더라도, 단계적이고 투명한 비자 운영과 엄격한 노동권 보호 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 해법이다.
한국 건설 인력 정책에 주는 실무적 시사점
한국에 주는 실무적 시사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건설·철거·인테리어 등 현장 중심 직종에 대해 세부적인 수요 예측과 연계한 훈련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단기 인력 보충을 위한 외국인 숙련 인력 제도는 불가피하더라도, 자격 심사와 노동조건 감독, 중개업체(인력사무소)에 대한 규제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인력 중개·배치 기관의 전문성을 높여 현장 투입 전 재교육과 안전교육을 표준화해야 한다. 영국 사례는 정책 혼선이 곧 비용 상승과 공급 충격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실증했다.
정책 결말은 분명하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25만 명 부족 사태는 정책의 속도와 일관성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한국은 국내 인력 양성에 대한 중장기 투자와 함께, 필요 시 즉각 투입 가능한 외국인 숙련 인력 수급 체계를 투명하고 규율된 방식으로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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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민 완화나 일시적 문호 확대는 표면적 해결책에 그칠 위험이 크다. 자격 인정, 노동조건 감독, 인력 중개업 규제 등 구체적 수단을 동원해 현장과 행정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이 선택은 정책적 미시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 주거와 인프라의 안정성 문제로 귀결된다.
FAQ
Q. 영국의 사례가 한국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나
A. 영국 사례는 정치적 맥락과 노동 이동 경로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숙련 인력의 갑작스러운 유출이나 유입 차단이 현장 운영과 주택 공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본질은 동일하다. 한국 건설업도 고령화된 내국인 인력과 외국인 근로자 의존 구조가 병존하고 있어 유사한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인력 수급의 취약 지점을 사전 진단하고, 단기 외국인 숙련 인력 정책과 장기 직업훈련을 병행하는 구조를 지금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사후 대응보다 사전 설계가 비용과 시간을 모두 절약한다.
Q. 단기 외국인 숙련 인력을 어떻게 안전하게 도입하나
A. 안전한 도입은 비자 설계, 노동권 보호, 중개업체 규제의 세 축을 동시에 강화할 때 가능하다. 신속한 자격 인정 절차를 마련하는 동시에 현장 안전교육 의무화와 고용주 신고·감독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인력사무소의 등록과 감독을 엄격히 해 불법 중개와 착취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영국 사례에서 드러났듯 비자 허용만으로는 현장 투입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므로, 행정 전 과정의 간소화가 병행되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제도 설계 단계에서 노동계와 업계, 행정 당국이 함께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이후 분쟁을 줄이는 핵심이다.
Q. 일반 건설업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건설업체는 장기적 인력 확보 계획과 단기 인력 수급 시의 법적·관리적 준비를 함께 갖춰야 한다. 직무별 교육 매뉴얼을 사전에 확보하고, 외국인 근로자 수급 시 생활 지원과 안전 관리 체계를 미리 구축해야 한다. 인력사무소와의 계약 조건을 투명화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두는 것도 필수다. 영국 건설업계가 겪은 프로젝트 지연과 예산 초과는 상당 부분 사전 준비 부재에서 비롯됐다. 인력 수급 리스크를 프로젝트 관리 계획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현실적 손실을 줄이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