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있는데 전수가 막혔다, 용접 인력 정착의 보이지 않는 장벽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KRIVET Issue Brief 316호’는 용접 분야 신규 인력의 정착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을 드러냈다. 문제의 중심은 기술 부족이 아니다. 기술이 전달되지 않는 구조에 있다.


조사 결과 입직 초기 가장 큰 어려움은 ‘선배나 상사에게 배우기 어렵거나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이 36.6%로 나타났다. 장비 사용 미숙과 업무 과중, 안전 대응 부족보다 앞선 수치다. 기술 직종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 경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세대 간 차이는 더 분명하다. 청년층은 해당 항목에서 46.5%를 기록해 중·고령층보다 훨씬 높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 중·고령층은 의사소통과 안전 대응에서 더 큰 부담을 느꼈다. 동일한 현장에서 서로 다른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단순한 적응 문제가 아니다. 학습 관계의 붕괴다. 기술은 매뉴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에서의 관계와 반복을 통해 전수된다. 그 통로가 막히면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발생한다.


일자리 유지 조건에서도 인식의 간극이 드러났다. 신규 인력과 기업 모두 근로조건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이후의 우선순위는 갈렸다. 신규 인력은 역량 개발과 성장 경험을 더 중요하게 인식했다. 기업은 사회적 가치 인식을 더 강조했다. 같은 조직 안에서 목표의 방향이 다르게 설정된 셈이다.


정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임금과 근로환경 개선만으로는 정착을 보장할 수 없다.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구조와 성장 경로를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 교육은 제도 안에서 시작되지만 정착은 현장에서 완성된다. 지금의 문제는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흐르지 않는 데 있다.

작성 2026.04.16 09:09 수정 2026.04.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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